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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點心) 2015
Mark one's heart
2015.7.1 - 7.31
정부서울청사 갤러리 기획전
마음에 점을 찍다: 점심 (點心)
사전적 의미로 점심은 낮에 끼니로 먹는 음식이기도 하고 마음에 점을 찍듯이 조금 먹는 음식이라는 뜻도 있다. 불교의 선원에서는 배고플 때 뱃속에 점을 찍을 만큼의 적은 양의 식사를 말하며 또한 마음을 점검한다는 뜻도 있다.
나는 주로 음식 재료를 그린다. 감자에서 솟아난 싹으로부터 고구마, 무,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콩나물, 단단한 결정체인 브로콜리, 연약해 찢어질 듯한 상추, 물컹한 두부, 군집으로 피어나는 버섯들, 강낭콩, 검정콩, 현미와 백미 등 잡곡들에서 살기 위한 생명력을 본다.
매일 접하는 곡식과 야채들은 가녀리고 약해보이지만 동시에 강인하고, 이들은 무리를 이루며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흡수하고 번식하고 순환한다. 같은 콩에서 발아 시점이 모두 다른 싹들, 이들이 공생하고 기생하며 커가는 과정을 보면서 인간의 삶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톨의 쌀알에서도 우주를 만날 수 있는 것처럼, 땅에서 수확된 생명의 먹거리에서 순환하는 우리 일상의 삶을 마음에 점을 찍듯이 펼쳐보았다.
2015 최 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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