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음과 닮지 않음의 사이 2012
A gap between similar & dissimilar things
2012.3.7 Wed - 6.7 Thurs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기획전 Hoam Faculty House
서울시 관악구 낙성대동 239-1
닮음과 닮지 않음의 사이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더군다나, 그 '여성'이 자신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예술가라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한국 사회에서 '여성'과 '예술가'라는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해야 하는 작가 최혜인은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초현실주의 화가'다.
갈수록 가중되는 가사와 육아 부담 속에 최혜인은 자신의 주변에서 끊임없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자그마한 생명체들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부지깽이로 들쑤신 부엌 아궁이에서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불꽃들을 바라봤을 잿더미 소녀 신데렐라처럼, 최혜인은 냉장고 안에서도 싹을 틔우는 감자의 생명력과 새끼 버섯마저 옆구리에 소중하게 챙길 줄 아는 버섯의 가족애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하찮고 평범하기에 더욱 소중하게 다가오는 자연물들은 결국 한 화가의 미의식을 강렬하게 사로잡으며 오브제로 채택되는 영광을 안게 된다. 더불어 부엌의 재투성이 신데렐라는 일상 생활에서 좀처럼 관심 받지 못하는 생명들의 소중함에 기대어, 닮은 듯 하면서도 닮지 않음의 사이에 관해 자신만의 환상적인 세계를 창조하기 시작한다.
지난 1994년 첫 전시회를 연 이래 올해 여섯 번째 개인전을 마련한 화가, 최혜인이 3월 7일부터 6월 7일까지 석 달간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닮음과 닮지 않음의 사이'전을 개최한다. 지난 2003년 그녀의 그림을 처음으로 접한 이후, 약 10년 동안 지켜봐 온 최혜인의 예술은 한마디로 '초현실주의 한국화'라는 신영역을 한 발 한 발 개척해 나가고 있다는 것. 여백의 미와 함께 생동하는 기운이 모범 답안으로 굳건히 자리한 한국화는 작가 최혜인의 손끝에서 마치 샤걀의 팔레트와 달리의 붓질을 접목한듯한 혁신을 경험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맞이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자신만의 소재, 자신만의 구도, 자신만의 색깔을 10여 년 간 찾아 나선 끝에 마침내 한국적이면서도 전통에 매이지 아니하고 초현실주의적이면서도 서양적이지 아니한 몽환적 아름다움이 관객들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그런 의미에서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는 스러지는 아름다운 생명들과 함께 이 전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시 한 편이라는 생각이다. 싹을 틔우고 봉오리를 맺은 후 꽃을 피우기까지의 긴 세월이 전시회장 곳곳에 절절이 녹아 있는 까닭에서다. 소설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천처럼 오직 한 길만 걸어온 그녀의 인생이 마침내 자신의 그림 천국에 발을 들여 놓은 느낌이다.
윤지현 (호암교수회관 관장)
The relationship between resemblance and not resembling
What does it mean to live as a 'woman' in Korea? Furthermore, what if the 'woman' is an artist who needs her own time? Artist Hyein Choi, who has to perform both roles of 'woman' and 'artist' in a male-dominated patriarchal Korean society, is a 'surrealist painter' who is building an original world.
Amid the increasing pressure of lyrics and childcare, Hyein Choi begins to pay attention to the small creatures that constantly appear and disappear around her. Like Cinderella, a pile of ashes girl who would have seen the world's most beautiful fireworks from a kitchen furnace, Hyein Choi is amazed by the vitality of potatoes that sprout even in the refrigerator and the family love of mushrooms that know how to take care of baby mushrooms on the side. Natural objects that approach more precious because they are insignificant and ordinary eventually capture an artist's sense of aesthetics and have the honor of being adopted as objects. In addition, the kitchen's rich Cinderella leans on the importance of life, which rarely receives attention in everyday life, and begins to create her own fantastic world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resembling and not resembling.
Hyein Choi, a painter who organized her sixth solo exhibition this year since opening her first exhibition in 1994, will hold the "Between Similarity and Unlike" exhibition at the Hoam Professors' Center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for three months from March 7 to June 7. Since she first encountered her paintings in 2003, Hyein Choi’s art, which has been watching for about a decade, has been pioneering the role of "surrealist Korean painting" step by step. Korean painting, in which the beauty of the margins and the lively energy are firmly established as a model answer, faces new possibilities by experiencing innovation at the fingertips of the artist Hyein Choi, as if she had applied brush strokes unlike Chagall's palette. After searching for her own material, composition, and color for more than a decade, she finally finished preparing for the Korean, traditional, surrealistic, and Western dreamlike beauty to greet the audience.
In that sense, poet Seo Jeong-ju's "Next to the Chrysanthemum" is one of the best poems for this exhibition along with beautiful life. This is because the temple is melted throughout the exhibition hall for a long time from budding and forming a bud to blooming. Like Christian, the main character in the novel "Cheonro Station," her life of walking only one path seems to have finally entered the heaven of her paintings.
Jihyun Yoon _Director of Hoam Faculty House